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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정 선생님

서울고등학교 신문로 구 교정 이광정 선생님 어제 이광정 선생님이 전화를 주셨다. 한 번은 서울고등학교 단임 선생님으로, 또 한 번은 가천대 국문과 교수로 뵙게 된 인연 깊은 분인데, 대학 졸업하고 처음 전화 통화를 하게 됐으니 나도 되게 무심한 놈이다. 자네가 보내준 시집 잘 읽었다는 애정 어린 목소리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 같다. 내가 선생님을 추억하는 건 고교 1년 시절, 나의 글을 읽고 좋다고 하시며 ‘경희신문사’에 들어가라 하셨는데, 나는 선생님의 제안을 멀리하고 그렇게 하고 싶었던 연극반에 가입했다. 연극을 하면서 나는 절망했다. 극본을 외우는 것도 버거웠고 대사에서 요구하는 말과 행위는 더욱 따라가지 못했다. 한 마디로 나는 연극을 하기에 부적절한 놈이었고 그 사실을 2학년 선배한테 통고했다. ..

카테고리 없음 2021.10.08

문학평론가 임우기 선생의 '달빛 등반' 시평

문학평론가 임우기 선생의 '달빛 등반'에 대한 짧은 시평이 페이스북에 있어 그대로 옮겨와 올립니다. 김기섭 시인의 첫 시집 출간. 詩의 主語가 意味를 넘어 餘白이 된 시가 있다.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시가 아니라, 의미를 소멸시키기 위해 가까스로 의미를 표시하는 시. 깊은 고통의 세월을 거치지 않고는 낳기 힘든 시. 죽음 속의 삶은 삶의 의미를 넘어 삶의 여백을 낳는다. 虛空과 餘白이 ‘의미의 의미’를 낳는다. 山岳은 침묵 여백을 가르친다. 김기섭의 시의 허공엔 산과 숲과 바위의 그윽한 향이 가득하다. 전문 산악인들에겐 잘 알려진 암벽등반가 김기섭 시인의 첫 시집이 어제 출간되었다. 산악인 시인으로서 그의 詩는 山岳이 낳고 키웠다. 시집 발문을 쓴 김형수 시인(신동엽문학관장)은 “山頂을 걷는 자의 깊고 ..

카테고리 없음 2021.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