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옥 선생의 ‘달빛 등반’ 서평 - 우리 사이에 山이 있었네 * 암벽 장비를 꺼내본다 자일에 걸려 있는 뭉게구름 길은 어느덧 고비사막으로 나있고 자고나면 신기루같이 사라지는 바윗길 손금에서 손금으로 잇닿은 운명선을 떠돌다가 지문이 이지러지도록 바람을 거슬러 올라가야하는 것이 숙명이라면 나락으로 추락한들 회피하지 않으리 선택할 여지없이 쏘가리 은신처로 길은 나있고 가파른 여울목을 차고 올라 살 떨리는 고도감을 넘어 그토록 기다리던 ‘별과 바람과 시가 있는 풍경’ 위에 서 있으리 - 「별과 바람과 시가 있는 풍경」 부분, 시집 『달빛 등반』에서 “나락으로 추락한들 회피하지 않으리/선택할 여지없이” 시인은 2005년 홍천강길을 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이듬해 인수봉 암벽에서 추락했다. 그는 지금 휠체어에 앉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