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춘란 중투 사진-난송이
어제 난친구 이찬교의 죽음을 뒤늦게 알앗ㅅ다.
지난 이른 봄, 그와 통화할 ㄷ대만 해도 서로 만나 한 잔 하자고 해놓고
그의 일이 바ㅂ븐지 영 연락ㄱ이 오지 않앗ㅅ다.
내 입장에선 그런가 보다 해야지 왜 약속 안 지키냐고 채근할 수 없는 처지.
그렇게 봄이 가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가고 겨울의 초입에 이르러
며칠 전 그의 안부가 궁금해 전화햇ㅅ더니
'고객 사정에 의한 수신 정지' 상태엿ㅅ다.
난 그에게 무슨 일이 잇ㅅ나 싶어 전화를 몇 번 햇ㅅ지만 같은 상태엿ㅅ다.
그러다 어제 전화가 됏ㅅ다.
오랜 통화음이 울린 뒤 들려오는 소리는 여자의 생경한 목소리.
그녀는 이찬교의 처엿ㅅ고 놀랄 만한 이야기를 전해줫ㅅ다.
그는 이미 지난 3월 15일 사망햇ㅅ고, 원인은 급성 간암.
믿겨지지 않앗ㅅ지만 현실이엇ㅅ고
그의 처는 그가 기르던 난을 처분해 달라고 내게 의뢰햇ㅅ다.
그러마 하고 전화를 ㄱ귾엇ㅅ지만 한 동안 멍한 상태엿ㅅ다.
그와의 만남은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는 종로 6가 백제약국 건너편에 잇ㅅ는 길거리 난시장에서 만낫ㅅ다.
가난햇ㅅ지만 서로 난을 좋아 하고 같은 ㄷ도래여서 친하게 지냇ㅅ다.
그는 내 키와 비슷햇ㅅ고 매우 말랏ㅅ고 말걸리를 즐겨 햇ㅅ다.
우린 난을 산 뒤 선술집에 앉아 서로의 난에 대해 품평을 하며
술잔을 기울이며 즐거워 햇ㅅ다.
그러다 나는 사고 나서 이 모양이 되서 6년이란 세월을 보냇ㅅ고
그는 간다는 말도 없이 이미 저 세상으로 가버렷ㅅ으니...
허망할 다름이다.
세월이여.
벗이여,
늦게나마 자네 위해 머리 조아리나니
저 세상에 가서도 난이나 기르며, 편히 쉬시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