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북한산 산악인추모탑 합동 추모식

정선여인숙 2022. 4. 24. 21:07

 

 

북한산 산악인추모탑 합동 추모식

 

정말 꿈만 같았습니다. 북한산 초입까지는 가봤지만 추모골 산악인추모탑까지 갈 거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습니다. 우이동엔 봄꽃들이 이미 다 져버렸고, 서울시산악연맹 환경보전위원회 위원님들의 지게에 업혀 올라가는 그 골짜기엔 벚꽃과 복사꽃이 피어났고 연둣빛 신록은 눈이 부셨습니다.

 

올라가는 일은 결코 순탄한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저를 들어 지게에 올린 후 몸을 지게에 고정시키고 첫걸음을 내딛자 양 옆에서 두 분이 보조하며 지게를 밀어 올렸습니다. 말이 그렇지 60kg 넘는 저를 지게에 지고, 좁고 비탈진 산길은 오른다는 것은 그 분들 입장에서 보면 중노동에 가까웠을 겁니다.

 

산악인추모탑이 있는 추모골은 아주 오래 전 제가 알던 어둡고 음습한 곳이 아닌, 맑고 명랑한 분위기였습니다. 나중에 전해들은 바로는 서울시산악연맹 환경보전위원회 위원님들의 노고가 컸다고 합니다. 그러한 결실로 인해 오늘의 추모골이 생긴 것 같아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산악인 합동 추모식에는 서울시산악연맹, 한국산악회, 한국대학산악연맹 관계자 분들과 유족분들, 그리고 해당 산악회 분들이 많이 오셨습니다. 덕분에 성함을 일일이 거론할 수 없지만, 아주 오랜 시간 뵙지 못했던 선배님들과 벗들을 만나 반가움의 인사말을 나누고 담소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등반이 기본 수칙만 잘 지키면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여느 스포츠와 달리 본질적으로 자기 목숨을 걸고 하는 무상의 스포츠입니다. 추모탑에 잠들어 계신 영령들을 뵈오니 저의 선배님들도 계셨고, 산에서 운명을 달리 하신 많은 분들이 있어 가슴이 저미어지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모쪼록 저의 부족한 추모시가 돌아가신 분들께 다소 위안의 기도가 되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끝으로 저를 산악인추모탑까지 오게 해 주신 석채언 회장님과 윤장근 이사님, 전영래 이사님 그리고 환경보전위원회 정균일 위원장님과 위원님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