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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이 내리는 날
정선여인숙
2010. 12. 8. 16:21
내가 잇ㅅ는 이곳 의정부에도
함박눈이 펑펑 내린다.
세상은 눈에 지워져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다.
눈은 지상에 무에 할 말이 많다고 저리 퍼대는지 모르겟ㅅ다.
다치기 전만 해도 눈은 내게 낭만 그 자체,
겨울산으로 가는 전주곡이엇ㅅ다.
눈이 와야지만 산의 빙폭이 제대로 얼 수 잇ㅅ는 조건이 마련되고
거기다 날ㅅ시가 매섭게 추워야 얼음이 잘 어는 법.
그맘ㄷ대면 나는 피켈과 아이젠의 날을 세워
산으로 갈 준비를 한다.
그러나 어ㅈ저랴.
이제 내 몸은 수저 잡을 힘조차 없으니.
이제 겨울산은 한여름밤의 ㄱ굼이 되어버렷ㅅ고
오히려 날이 흐리거나 눈이 오면 몸이 저린 통증에 시달려야 하니.
이제 눈 내리는 날은 빛좋은 개살구라 되어 버렷ㅅ다.
오늘 리영희 선생은
함박눈을 펑펑 맞으며
저기 먼 길
광주민주화묘역으로 먼, 먼, 길을을 ㄷ더나셧ㅅ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