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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자크랙’을 ‘한마음크랙’으로 불러줄 것을 제안합니다

정선여인숙 2022. 3. 10. 09:42

영자크랙한마음크랙으로 불러줄 것을 제안합니다

 

북한산 인수봉 여러 코스 중 의대길이나 인수A 그리고 고독길 등반을 마치면 마지막 크랙을 통해 인수봉 정상에 서게 됩니다. 이때 이 크랙 이름을 영자크랙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아마 남성 등반가들이라면 이 크랙의 이름이 붙게 된 연유를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지난 초겨울 한국산악회 박인천 님이 영자크랙이름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이름을 바꾸자며 제게 작명을 부탁했습니다. 가만히 지난 세월을 돌아보니 저 또한 그랬고 많은 이들이 관행적으로, 아무 문제 제기 없이 그렇게 불러 왔습니다.

 

그렇게 된 데는 크랙의 생김새에 기인하나 그 이면에는 남성 우월적 생각이 반영된 듯싶습니다. 따라서 남녀평등 시대가 도래한지 오래 됐고, 그 시대적 흐름에 맞춰 박인천 님의 지적대로 개명할 시기가 온 듯합니다.

 

그래서 지난겨울 동안 그 크랙에 타당한 이름이 뭐가 좋을지 틈틈이 고민하다가 한마음크랙이 그럴 듯해 보였습니다. 그 이유는 남과 여, 어느 한 성이 서로 우위를 다투는 것보다 서로 어우러져 하나로 합일되는 것이 보다 좋을 거 같아서였습니다.

 

작명을 해 놓고 보니 명분이 그럴 듯해 보입니다. 큰 의의 제기가 없다면 제가 제안한 한마음크랙으로 불러줄 것을 여러 산악인들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러면 여성 등반가가 왜 영자크랙이냐고 물으면 남성 클라이머가 더 이상 낯붉힐 일이 없어지리라 생각합니다.

 

봄이 왔습니다. 즐겁고 안전한 등반하시길 기원합니다.